경제학의 정보의 비대칭과 사례(레몬이론, 시그널링, 스크리닝)

정보 비대칭은 계약 이론과 경제학에서 다루어지는 개념으로, 어느 한 쪽 당사자가 다른 쪽 당사자보다 더 많거나 더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거래의 힘의 불균형이 발생하며, 그 결과로 비효율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고 시장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 사례

판매자가 더 많거나 더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 거래는 판매자에게 유리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예를 들어 중고차를 구매할 때 판매자는 자동차의 상태, 품질, 문제점 등의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구매자는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고차의 실제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판매자는 이윤을 높이기 위해 성능이 형편없는 차를 팔게 될 경우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이 실패합니다.

반대로 보험의 경우 보험회사는 가입자의 병력을 밝히라고 하지만 그 정보는 완전히 비대칭적입니다. 가입자는 자신의 건강 위험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 회사에 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이러한 경우 힘의 균형이 구매자에게로 유리하게 이동합니다.

 

조지 애컬로프, 레몬 이론

조지 애컬로프는 1970년 발표한 레몬시장(Market for Lemons)에 관한 논문으로 현대적인 정보경제학의 토대를 다져놓았습니다. 중고차 시장을 예시로 들어 품질 불확실성 문제를 다룬 논문입니다. 애컬로프의 논문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품질이 구매자와 판매자 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레몬 이론에서의 ‘레몬’은 중고차 시장에서 상태가 좋지 않은 차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장에서 상품의 품질에 대한 정보가 모든 참여자들에게 공정하게 전달되지 않을 경우 상품의 질이 좋지 않은 ‘레몬’만이 시장에 남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이 논문은 정보의 비대칭이 상품의 품질에 대한 정보 전달과 시장의 효율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기초를 제공하였으며, 이후로 많은 경구와 응용 분야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습니다.

 

마이클 스펜스, 시그널링

스펜스는 하버드대 박사학위 논문인 ‘시장신호(Market Signaling)’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소유한 사람이 비용이 들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정보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정의했습니다. 이 이론은 기본적으로 구매자(고용주)와 판매자(근로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됩니다. 근로자는 자신의 능력, 지식, 경험 등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고용주는 상대적으로 구직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학력 등의 신호를 통해 지원자를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 학위나 인턴십 경력 등은 고용주에게 다른 근로자들보다 더 높은 능력, 품질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스펜스는 이러한 신호가 실제로 고용주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근로자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높은 신호 비용을 감수하고 신호를 발생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로 인해 불완전한 정보 시장에서도 상대방의 정보를 신뢰하고 비효율성을 줄일 수 있게 되며, 이 이론은 직업 시장 뿐 아니라 다른 소비재 시장에서도 응용됩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스크리닝(심사)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크리닝(심사)’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스크리닝은 두 개의 경제 주체가 있다고 가정하며 기본적으로 스크리닝과 관련된 전략은 ‘스크리너(정보가 상대적으로 덜한 주체)’가 거래가 일어나기 전 초기에는 알 수 없는 다른 경제 주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더 알아내려고 시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두 주체 간의 정보 비대칭이 줄어들고 스크리닝 에이전트는 거래에 참여할 때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스크리닝을 활용하면 유용한 정보와 거짓 정보를 걸러내어 정보를 더욱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비효율성이 발생하는 경우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양쪽 경제 주체 모두에게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대출을 해주는 상황에서 대출을 받는 사람은 자신의 신용 등급이나 대출 상환 능력 등의 정보를 감추고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을 속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은 대출 신청자들을 스크리닝하여 대출 상환 능력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스펜스와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애컬로프의 레몬이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고, 조지 애컬로프와 마이클 스펜스,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이 이론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